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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9일 목요일

대한민국에 던지는 엔센의 충고


"잊혀진 문화속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100~500명의 이야기인재를 키워라" - 대한민국에 던지는 옌센의 충고


동화의 나라에서 ‘경영의 노스트라다무스’를 만나다 덴마크 미래학자 롤프 옌센



"잊혀진 문화속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100~500명의 이야기인재를 키워라"
대한민국에 던지는 엔센의 충고

롤프 옌센의 드림소사이어티론은 주로 기업과 시장,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를 국가 차원의 전략에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자가 이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던지자 그는 "맞아, 과거 경제개발이 그랬듯, 한국인들은 국가 차원의 전략을 좋아하죠"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질문에 답했다.

― 드림소사이어티가 상정하는 사회는 부유한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것 같은데, 개발도상국에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나요?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광범위한 중산층의 출현은 분명히 드림소사이어티의 중요한 사회적 배경입니다. 물론 이런 중산층은 대부분 선진국에 많지요. 하지만 최근 중산층의 확대는 글로벌한 현상입니다. 중국이나 인도, 남미 국가들을 보면 국민의 다수가 여전히 가난한 상태이지만, 중산층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한국보다 중국의 중산층 수가 훨씬 많을 겁니다. 이 부유한 소비자들은 이미 드림소사이어티를 경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따 라서 개발도상국이나 제3세계 국가의 기업들도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내수시장에서 평범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선 이런 틀을 깨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잘 찾아보면 분명히 자신들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가치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이를 어떻게 자신들의 상품에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면, 관광 산업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겁니다. 어느 나라든 역사적 장소와 유물이 있고, 이와 관련된 풍부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이것들을 어떻게 잘 개발해서 활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 만약 중국이 드림소사이어티의 단계로 들어서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또 한국은 어디쯤 가 있습니까?

" 중국은 앞으로 20년은 걸릴 겁니다. 충분한 경제적 성장과 함께, 소비자들이 물질보다 감성적 가치를 소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죠. 중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벌써 수천만 명에 이르는 중국의 고소득층은 이미 드림소사이어티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군요. 한국은 지금 드림소사이어티로 이행해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소비행태, 라이프스타일 등 대부분의 면에서 그렇습니다."

― 드림소사이어티의 시대에 한국이 국가 경쟁력을 육성하려면 어떤 정책적 방법이 가능할까요?

" 우선 감성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개발(story mining) 하세요. 이는 석유나 우라늄 같은 전략적 자원의 채굴만큼 중요합니다. 정체성과 고유 문화는 나와 남을 차별화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한 보고(寶庫)입니다. 남의 이야기에 눈독을 들이기 전에 먼저 고유의 이야기부터 캐내 보세요.

한국은 지난 50여 년간 근대화·산업화·정보화를 단번에 이뤄내는 과정에서 고유의 문화적 유산들을 많이 잊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바로 한국적인 뿌리와 문화입니다. 드림소사이어티로 성공적으로 이행해 가려면, 그 동안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을 다시 건져내야 합니다.

기업과 문화산업에서 활동할 수 있는 훌륭한 이야기꾼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라 안에서 100~500명의 이야기 인재를 찾아 보세요. 이런 사람들은 분명 어딘가에 산재해 있습니다. 이미 훌륭한 이야기꾼들일 것이므로 별도의 교육을 시킬 필요는 없을 겁니다. 이들에게 충분한 경제적 지원을 해준다면, 새로운 이야기 자원을 끊임없이 창출하여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Cover Story] 동화의 나라에서 ‘경영의 노스트라다무스’를 만나다

덴마크 미래학자 롤프 옌센
이 할아버지의 상상은 곧 현실이 된다
힘만 세고 성실한 ‘마당쇠 직원’은 필요없다
“꿈꾸는 경영의 시대… 상상력으로 무장하라”

그래픽=김의균 기자 egkim@chosun.com

할 아버지들이 모두 옛날옛적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다. ‘드림소사이어티’를 꿈꾸는 이 미래학자의 예언은 늘‘족집게’였다. “노동력은 대체할 수 있어도 상상력은 대신할 수 없다. 감성으로 무장하라. 꿈꾸는 경영자만이 살아남는다.” 그렇다면… 한국의 삼성에겐 어떤 예언을 할까? “삼성의 위기는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의 치명타를 ‘삼성답게’ 극복하라. 그러면 삼성은 또 다른 신화를 쓸 수 있을 것이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중심가 반드쿤스텐(Vandkunsten) 거리. 북유럽의 한기(寒氣)를 가득 머금은 겨울 비를 뚫고 이곳 6번지의 '드림컴퍼니(Dream Company)'를 찾아갔다.

북 유럽식 '오가닉(유기농)' 카페가 있는 아담한 건물 2층. 문을 두드리니 20대 후반의 젊은 남자 직원이 나와 기자를 맞았다. 말이 '컴퍼니(회사)'지, 흘끔 둘러보니 30여 평 남짓한 가정집. '기업의 미래 전략 컨설팅 회사'라는 홍보 문구에서 현대적 사무실을 연상했던 기자는 맥이 빠졌다.

보글보글 커피가 끓으며 구수한 향이 스며 나오는 서재가 미래학자 롤프 옌센(Rolf Jensen·65)의 사무실이었다. 반백의 머리에 분홍색 셔츠, 담배 파이프까지 물고 느릿하게 몸을 일으키는 모습은 영락없이 '할아버지 교수님'이었다.

인터뷰를 하겠답시고 수천 ㎞를 날아온 기자에게 그가 먼저 질문을 쏟아냈다. "요즘 한국은 별일 없나요? 세계적 대기업(삼성)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요?" 그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한국이 나한테 관심이 많으니까요. (웃음) 한국은 워낙 역동적인 곳이라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의 사무실 벽은 그의 행적을 말해 주듯 아프리카와 미국, 남미, 동유럽 등 전 세계의 토산품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이 중 하회탈이 들어간 액자도 눈에 띄었다. "사무실이 너무 작은 것 같은데 괜찮은가"라고 물었다. "이게 드림소사이어티 시대의 기업이죠. 공간은 작지만, 우리 회사의 꿈은 세상을 모두 덮을 만큼 큽니다."

옌센은 2001년 덴마크 미래학 연구소 소장 자리에서 은퇴한 뒤 드림컴퍼니를 차렸다. 기업의 미래 전략에 대한 경영컨설팅이 주 업무. 대표인 자신과 비서 1명이 전직원이다. 그는 스스로를 '최고상상책임자(CIO·Chief-Imagination-Officer)'라고 부른다.

CIO라는 직함은 그가 1999년 주창한 '드림소사이어티(Dream Society)론'의 요체를 담고 있다. "MBA들이 지배하는 기계적 효율성의 기업은 점차 도태될 것이다. 미래는 꿈꾸는 경영자들의 시대다." 다시금 꿈과 감성이 지배하는 세계가 되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옌센은 "가난과 배고픔이 사라진 세계에서 소비자들은 재미와 스릴, 사랑, 윤리적 자부심 같은 정서적 만족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세기에 그가 '미래'라고 지칭했던 시대는 현실이 되고 있다. 옌센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옌센은 "미래의 기업은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감성적 경험(emotional experience)을 제공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한다"고 예언했다.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기업들은 옌센의 기대에 충실히 부응한 회사들이다. 애플의 아이팟, 스타벅스의 까페라테, 도요타의 렉서스, 삼성전자의 휴대폰을 생각할 때 소비자들은 뚜렷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세계 시장을 제패한 이들 상품에는 그것만의 독특한 경험과 이야기(story)가 있는 것이다. 옌센은 "그 이야기들은, 다름 아닌 그 기업과 경영자들의 꿈이 체화(體化)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가치관과 비전(vision)을 제시하고, 이를 기업의 모든 구성원과 공유해 가는 것이야말로 옌센이 말하는 경영인의 가장 큰 역할이다. 심지어 소비자까지 기업의 비전을 믿게 만드는 경영자가 있다. 옌센은 "이들이야 말로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경영자"라고 말했다.

옌센은 시대가 배출한 '꿈꾸는 경영자'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Jobs), 영국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Branson) 회장을 꼽았다. "우리는 어느 순간 그들의 꿈과 열정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들이 창조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동참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합니다. 투자자들도 투자하고 싶어 안달이죠."